내일은 모든 성인의 날의 전야입니다.

*뭐 그렇다네요. 그런데 점점 날이 갈수록 10월 말에 검은색과 오렌지색이 넘쳐나지 않나요?
비난할 마음은 없습니다만, 권장할 만한 풍경은 아닌 것 같아요.
문화가 점점 종속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셔...

성인의 날 하니 생각나는데, 그와는 따로 무죄한 어린이의 순교 축일이라는 날이있지요. 12월 26일이랍니다.
둠즈데이 북을 보고 알았어요. '무죄한 어린이의 순교 축일'은 이야기 줄기에서 큰 역활을 하는 날이지요.
 <크라바트>의 부활절도 그렇지만요. 크라바트에서 부활절 전야란 종속의 전야인 동시에 부활과 부활의 전야지요...
생각해 보니 <부엌의 마리아님>에서도 있지요. 성촉절! 하지만 앞의 두 작품만큼 큰 의미부여가 되진 않네요.

**근황입니다. 요간 정말 건강한 생활을 했어요. 고딩과 함께 집에 나가서 깜깜한 밤에 왔지요. 알바를 했기 떄문에..
하지만 그것도 오늘 짤렸어요! 일을 너무 잘해서 짤린건지 못해서 잘린건지...일단 우리는 놀라운, 정말 놀라운,
물리적으로 기적적인 일을 성취했는데...짤렸어요ㅠㅠ
(주말까지 검토서류가 2000건. 하지만 수요일까지 4명이서 400건 완성....그러나 놀라운 열폭의 결과
금요일에 2000장 달성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서류 리뷰하던 회계사님을 리뷰해야할 서류박스로 레고질해서 가둘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ㅠ...)
그래서 우린 일을 다 한 관계로 결국 잘렸습니다ㅠ 이 무슨...공무원적 태도냐구ㅠ
열심히 하면 감축 태만히 하면 증원. 못해먹겠네~증말~말 한마디에 20명이 한꺼번에 짤렸다니까요~진짜~
'미안 내일 모레부터 안 나와도 돼'라는 식.

저보다 더 똑똑한 친구는 그것을 '신자유주의'라 평하더군요. 과연.

뭐, 그래도 시급은 쎄고 해서 돈은 쏠쏠히 벌었는데요, 돈과는 별개로 못 나가는 게  좀 그렇더라구요.
끝나고 돌아오는데..진짜..이 내 맘이.. 남들은 겨우 일주일 일하고 꼴깝이라고 웃을지도 모르는데, 슬픈거에요!

회사 가면 내 책상이 따로 있어서, 퇴근하기 전에 포스트잇이랑 볼펜 이쁘게 가다듬고 서류 꽂아놓고 퇴근하고
출근하면 손으로 싹싹 털고 업무 보고 그랬는데, 이제 회사 가도 내 책상 없잖아요. 더이상 나갈 일도 없고.
내 책상인데.. 내 책상인데.. 막 이러면서 종각에서 을지로 걸어가는데 마음이 쫌..그런거야!
 
내 이쁜 책상ㅠ 4열 3오에 있던 코딱지만한 내 책생 ㅠㅠ   내 책상, 내 책상, 이러면서 집까지 왔네요 글쎄.

회사서 잘린 사람들은 정말 얼마나 슬플까요? 난 겨우 1주일 일했는데도 슬픈데,  아버지들, 20 30년씩 
근속하신 분들은 청춘을 다 바치시고 일하셨는데 치고 올라가니 나가라고 그러면 정말 억 할거에요?
삼성처럼 문자 받고 그럼 나라도 석궁 쏘고 그럴듯-_- 이건희 집 앞에서 똥싸고 뱀풀고 할것 같음...ㅠㅠㅠㅠ

   
***심심합니다. 안 되겠어요. 그림이라도 그려야지.
옛날엔 그리지 않곤 배겨내질 못했는데 지금은 시켜도 안 합니다. 난 진짜 낙제야 낙제.
보는 건 좋은데 그리는 게 왜 이리 싫냐. 눈하고 실력하고 따로 놀아서 그런가...

****토요일이고, 10월의 끝입니다. 학기의 절반도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제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듯.

초조해지고 있긴 해요. 21살 다음에 다시 한번 스무살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여러 대비를 하고 21살을 맞을 수 있게요.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어리지 않다는 이런 충격적인 사태를 대비할만한 마음의 준비가 부족하다구요...



by 루시엔 | 2009/10/31 01:34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아프락사스 at 2009/10/31 10:15
1. '10월의 마지막 밤'이기도 하지요. 우리 세대에게는 별 의미가 없지만서도.

2. 정말로 딱 그 일만 시키려고 사람을 구했나보군요. 차라리 관공서 같으면 보통 '업무'가 아니라' 기한'을 기준으로 사람을 구하니까 일단 고용했으면 일이야 끝나건 말건 그 기간 동안 계속 나오게 할텐데. 사기업이라 그렇지는 않은가봐요. 음. 사실 저는 정 반대의 경험을 했었어요. 모 사회복지 관련 회사에 단기 알바를 하러 갔을 때였는데, 일을 하기 전에는 그 직원 양반이 대략 1주일쯤 걸릴 거라고 겁을 주더군요. 막상 해보니까 이틀만에 싱겁게 끝나버렸지만. 그 덕에 일은 이틀만 하고 돈은 1주일 어치를 받아왔었더랬죠. ...음. 좀 짭짤했어요. 물론 당시 그 회사에 저희 어머니가 근무하셨었으니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 업무 담당자는 어머니 아랫사람이었거든요.

4. 그렇지만 벌써부터 거기에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스물하나면 아직은 여유를 가져도 되고, 또 그래야 하는 나이입니다. 당장 무언가를 증명할 필요는 없어요.
Commented by 루시엔 at 2009/10/31 14:07
1.맨 처음 문장을 보고 '발푸르기스'를 생각했어요. 폴란드 공이 나오는.

2.아니, 제가 한 단기 알바도 전부 기한 중심이라(학교 등) 일을 끝나면 노는데... 이건 대체 어떤 뭐인지 모르겠어요.
업무가 만 건, 적당히 한번 끝났다고 해도 더블체크도 안 하고?;

4.그래도요. 이렇게 좋고 이렇게 아까운 시간이 벌써 반은 넘게 흘러간 게 무서워요.
저도 언젠가 30대가 되어서 '내 때에는 말이야 이거뜨라~'이러면서 꼰대 티 내고, 어디 모임 나가면 아줌마 취급받고,
'나이가 드니까 몸이 예전같지 않아'라는 소리 해도 화 내는 사람이 없어지겠지요?

아 싫다!
Commented by 아프락사스 at 2009/10/31 17:27
1. 저는 그 문장을 보고 뒤늦게 '할로윈'을 떠올렸지요. (발푸르기스→축제→할로윈) 왜 검은색과 주황색에 대해 말씀하시나 했더니...

2. 그러면 진짜 모르겠네요.(...) 시급 많이 책정했다고 담당자가 쪼이기라도 한건지.

4. 왜 기어코 자신이 싫어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말거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정말로 그런 미래가 오길 바라진 않으시잖아요. 자신의 미래를 받아들이기 싫은 모습으로 고정하지 마세요. 그럴 필요도, 그래야 할 이유도 없어요.

연장자의 존재라는게 그래서 소중한게 아닌가도 싶군요. '젊은게 벌써부터 꼰대질이냐'면서 타박을 놔주는 역할은 대부분 연장자가 해주기 마련이지요. (물론 후배라고 못할 건 없지만 후배의 말을 '잔소리' 이상으로 듣는 사람은 많지 않은게 사실이라.) 문제는 존경할만한 연장자, 곧 선배라고 부를만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거지만. 되기도 어렵고요.
Commented by 루시엔 at 2009/11/01 12:55
1.우리 언제나 핀트가 어긋나지 않나요ㅋㅋㅋ
2.우리 야근 수당이 회계사 수당보다 높다고 몇번 쪼긴 했는데...

4.아, 저는 뭐 정신적으로 제가 싫어하는 인물상이 될 거라고 딱히 믿고 있진 않아요.
오직 아쉬운 것은 제가 어리광을 부리고 서투른 모습이 더 아름다울 권리를 나이를 먹음에 따라 상실한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저렇게 말했지만 결국 철이 들기 싫다는 간단한 말로 표현할수 있습니다]

또, 제가 걱정하는 건 좀더 육체적인 측면인데 나이를 먹음에 따라 매력을 잃을 것이 너무 싫어요ㅠ
예뻐 본 적도 없는데 이렇게 청춘이 점점 죽어-_-;가다니; 아무도 나를 기다려 주고 있지 않네요.
Commented by 흑태자 at 2009/10/31 16:27
성일의 날이 도대체 뭘까 하고 들어온 1인-.,-;;
Commented by 루시엔 at 2009/11/01 12:56
헉ㅋㅋㅋ 이/게/무/야~

밤에 썼더니 미쳤나 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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