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담을 쓰고 싶은데

실패담 자체는 좋아도 사람들은 실패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단 걸 아니까 말할 수가 없어서 퍽 괴롭다.
몇년 전에는 줄곧 '어떻게 말해야 할지'알 수 없어서 괴로웠는데 이제는 말할 수가 없어서 괴롭다는게
나에게는 대항처럼 느껴지고, 또 정신 넋놓고 살았던 세월이 흘러가는걸 퍼뜩 깨닫고
이제는 수습도 못 하고 안일하게 지내왔던 것들이 갑갑해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살아내야 할지,
하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죽 괴로워 하고 있다. [콕 찝어서 말하자면 취업이 안됨-.-]

네가 넋놓고 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다들 똑바로들 살았구나..하는 것들. 정신을 차려 보니 나에겐 아무 것도 없고,
이제 금방 취업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등이 떠밀리고 나는 어디 가서 내 밥벌이를 하고 어디 책상이라도 받아서
앉아있게 될 것인가 누가 나를 데려갈까 하는 생각에 그저 갑갑하고 아득하기만 하다.

또 이런 말을 하면 내 친구들은 괜찮다고 해 주는데, 그 괜찮다고 하는 친구들의 면면을 보면
내가 보기에도 안 괜찮아 보이니 도저히 안심할수도 없고 벗어나고 싶고,

또 내가 하는 고민을 도외시하고 신선처럼 안빈낙도 하는 사람들처럼 내 욕망을 거세시킬 수양조차 없어,
내 안에서는 사회적 금전적 학문적 예술적 성취와 성공에 대한 욕망이 불길처럼 타오르는데
그것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고 해낼수 있을지조차 모르겠고 그 때가 된다면 나는 또 어영부영
쉬운 대안을 찾아서 안주해 버릴 것만 같고, 그렇게 인생이 흘러가고 늙어가고... 하는 생각을 하면 또 끔직하다.
(한숨 한숨)

내가 지금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화끈하게 취업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또 이대로 어디 조그만 소기업 사무실 같은 데
취직해서 옮긴다고 말을 하다가 어영부영 주저앉아서 한 달 180 받고 야근하고 어영부영 사는 그런 되지 못한 삶...

그래. 좀 발전하긴 했네. 1,2년전 이맘때엔 가정주부 되어서 반바지에 운동화 신고 다닐까봐 걱정했는데
이젠 별볼일 없는 디자이너 될까봐 걱정하고 있으니까.

하여간 해가 저무는 성탄절에 그런 생각이나 하고, 이런 이야기나 적고 있던 것이었다, 이것이 졸업반이지..

아침 - 랭보

나에게도, 한번 쯤은, 사랑스러운 영웅적인 우화(寓話)를 생각케하는 따위 황금의 종이 위에 써두어야 할, 하나의 청춘이 있지 않았던가, - 너무나 운이 좋았던 청춘이! 그 어떤 죄(罪) 때문에 그 어떤 잘못 때문에 나는 오늘 지금의 이 쇠약한 모습의 보상을 얻은 것인가? 당신네들이 슬픔에 흐느껴 운다든가, 병자들이 절망하고 있다든가 죽은 사람들이 악몽에 짓눌린다든가 그런 것을 주장하는 분들이여,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에겐, 저 주기도문이나 천사축사(天使祝詞)를 계속 입속으로 웅얼대는 거지 못지 않아, 이젠 자기의 생각을 표시할 수도 없다. 나는 더 이상 이야기할 방법조차 모른다!
그렇게 말하긴 하지만, 오늘날, 나는 나의 지옥하곤 인연을 끊었다고 믿고 있다. 바로 그것은 지옥이었다. 저 옛 그대로의 지옥, 사람의 아들이 그 문을 연 지옥이었다. 그 같은 사막에서, 그 같은 밤에 나의 피로한 눈은, 언제나 저 은빛의 별을 바라보고서 각성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인생의'왕자(王者)들', 저 세사람의 박사들, 마음과 영혼과 정신은 도무지 동요하는 일도 없다. 어느날, 우리들은 출발할 것인가. 모래사장을 넘어 연봉을 넘어서, 저쪽에 새로운 노동의 탄생을,새로운 예지를, 폭군이나 악마들의 도망을, 미신의 증언을 예배하러 가기 위해서. 또 - 누구보다도 제일 먼저! - 지상의 크리스마스를 찬송하러 가기 위해서!
제천(諸天)의 노래, 민중의 걸음! 이 인생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밀어내기 위하여

너무 안 써서 좀 밀어내 보려고 쓰는 잡담.

1.돈이 좀 생겼다. 근데 쓸 데에 돈을 뭉텅 뭉텅 쓰고 나니까 정말 마이너스다. 엄마야;
지금 돈은 줄지 않았지만 내 마음 속의 통장에서는 벌써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알바 찾아야 하는데
언제나처럼 쉽지 않다. 내 맘에 쏙 드는 게 어디 그렇게 많겠어.

2.학생수첩을 보니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먼쓸리 개념으로 무슨 말이건 써 놓았더라.

9월의 alba aurora가 마음에 든다. 웃는 남자를 다시 읽은 달이었나 보다. 첫 새벽의 흰 빛과 오로라의 붉은 광채.
10월은 '나는 별들과 별들 사이의 공간처럼 외로웠다'라고 되어 있다.

3.이번 학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정말 잘 해보려고 열심히 달렸는데 미흡했다. 반성하겠음.
나머지 2주동안 만회할 수 있을까? 제발 그러길!


오늘이 수능이네.

감회에 젖어서 생각을 해 보니 수능날 무슨 생각 했는지, 기분이 어땠는지도 하나도 생각 안 난다.
퍽 담담했었나보다. 엄마랑 손잡고 무학여고 가서 개안-하게 시험쳤던 기억만 난다.
쭉쭉 풀고 사탐은 시간 정말 많이 남아서 시무룩한 분위기 안에서 남아 기다렸던 것만 생각이 난다.
끝내고 학원 가니까 남자애들이 정신 정화시킨다고 원걸 텔미 보고 있더군.

내 블로그에 수험생은 안 오고 수험생이라도 이런 데서 이런 글 보는 미친 짓은 안 하겠지만
절대 긴장할것도 없고 호들갑 떨 것도 없다고 해 주고 싶다. 암치도 않음. 별일 안 일어남.

페르세폴리스, hand to mouth

1.불법 다운로드 받은 영화 보다가 자막이 엄청 구리면 진짜 짜증나지 않나. 근데 내 영어 실력은
그 구린 자막 제작자보다 명백하게 딸린다는 것. 그걸 다시 알때마다 짜증이 나고 또 나고...

사실 이건 어디나 적응되는 말인데, 요즘 한 패키지 수업을 들으면서 다시 느끼고 있다.
교수님 작업물이 내가 평소에 슈퍼에서 항상 보면서 참을 수 없이 구리다고 생각하던 그 디자인인데,
나보고 한번 그렇게 만들어 보라고 하면 못 하지...

아 뭐 그래, 우리 학교 출신들이 좀 강박적으로 썰렁한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건 인정하겠어....
사실 나도 우리 학교 디자인 보면 여백의 미를 너무나 강조한 나머지 상품답지 않다거나 여백만 있고 미는 없고
여백도 있고 미도 있는데 내가 봐도 안 팔릴 듯한 썰렁한 디자인 많은 거 같긴 한데, 사실 교수님 생긴 것도 그렇고 옷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안ㅋㅋㅋㅋ지금 생각하고 조금 웃었다

무언가를 지향하려 하시다가 너무 망한 스타일인데 미묘하게 쎈척이 부각되는 옷들이라ㅋㅋㅋㅋㅋ
아 진짜 사람 뒷다마 그만 까야 하는데.... 우리는 '국내파라 그런가봐 술렁술렁'같은 뒷다마 열심히 까고 있다.
국내파 뭐라 그런거 아님...난 학사도 없는거 압니다.

2.페르세폴리스 다시 읽었다. 산다는게 이러치 뭐...
3.핸드 투 마우스 빌려왔는데 바빠서 앞에 두장만 읽고 못 읽고 있다.

4.난 요즘 니트뜨는 기계다. 노예인지 기계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청량공장 공순이나 평화시장 시다... 뭐 이런
'비인간'을 생각헀을때 떠오르는 뭐 그런 것들을 닮아가고 있는것 같다. 낮밤도 엉망이고 이건 뭐..
아 하기 싫어서 돌아가시겠네! 빨리 해서 끝내버리면 좋겠다. 어쩄건간에 안 할 수는 없으니까....

5.이런 유쾌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애초 적으려 했던 김어준과 그가 이끄는 강도떼 및 바보의 무리들에 대한
 생각이 어디론가 눈녹듯... 요즘 김어준 까는 사람은 용서할 수 없다는 기세의 친위대가 방구 좀 끼나 보던데
진심으로 바보 같다. 뭘 먹고 크면 그렇게 배포가 자라나 하고 조금 생각했는데 세상은 원래 바보가 팔할이니까 뭐...
근데 그런 거 보면 진짜 남자들은 여자들이 가수들 넋놓고 좋아한다고 깔 당위는 없는 거 같다.
내가 볼 때 가수 팬들은 김어준 팬들처럼 누굴 그렇게 모욕하지는 않았다.
(미안. 하실 하긴 하는데 요즘 하는 거에 비하면 댈 것도 아니다)

근데 진중권 때도 그랬는데, 현실 민중과 괴리된 소리를 한다느니, 존나 어려운 소리만 한다느니 하는 걸 들으면
'야 이게 어려운 게 아니고 그냥 네 머리가 나쁜거자나...'같은 생각 하긴 한다-.- 뭘 얼마나 보통학력 이수를 못했길래
허지웅이랑 진중권 글도 어렵나. 어려워서 이해를 못했으면 리플이나 달지 말등가. 

 하여간 모르는 것도 자랑이고 무식한 것도 유세다. 사실 이십년 밥 먹고 살면서 아는 게 자랑인 사람은 많이 봤어도
모르는 게 자랑인 건 생소해서 얼떨떨 함.....하여간 남이 하는 소리가 어려우면 지가 공부를 할 것이지
자기가 머리나쁜 걸 누구에게 책임져 달라고 땡깡이야-.-;;; 미안한 소리이긴 한데 멍청하면 어쩔 수 없다는
옛 말씀 틀린 거 하나도 없다. 그런 거 보고 있으면 '글주인은 얼마나 답답할까 '니가 무식해서 그래'란 말도 못하고'
같은 생각 한다.
  
'미안해, 미안한데'이하로 붙는 말 중에 사과인 말이 없고 '너가 옳아, 옳은데'이하로 붙는 말 치고 옳은 말 하나도 없더라.
하여간 요즘 무식한 게 자랑인 줄 아는 자칭 참사람-.- 들에게 보여줄 그림은 이것밖에 없다.




해상도가 좀 구려서 의도했던 바가 잘 안 보이는군-.- 궁금한 사람은 김동유 검색해 보시오.


6.집에 버섯도 없고 양파도 없어서 햄버거도 못 해먹는다. 스팸양파볶음도 못 먹어서 죽겠다.
더 짜증나는건 달걀도 떨어졌다는 거다. 내 사랑 베이컨기름달걀볶음밥....


향수, 메피스토,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그리고 약간의 '목화마을 소녀와 병사'
전 이거 끝이 아빠가 애를 독일군이랑 붙어먹었다고 후려갈기는 내용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끝이 아니던데요?! 어떻게 보면 더 음습했음. 나는 안톤이 *** 한 지도 몰랐지. 으 음습해..

향수 읽었습니다. 책은 재미있었음. 프랑스인의 소설일거라 생각하고 읽지 않고 있었는데
독일인의 책이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프랑스 인종차별주의자...)재미있었습니다. 책이 훨씬 나아요.

메피스토(인지 토스인지? 항상 헛갈려요)도 읽었습니다. 자전적 이야기라니 이 작가의 작품은 이것 한개만 읽으면 될듯.
전 좋았어요. 변절자의 이야기.. 메피스토는 할 수 있을지 모르지, 하지만 햄릿은 못 해! 뚱뚱하면 햄릿을 못 한다고!

아들 클라우스 만의 소설이 좋길래 아버지 토마스 만을 집어들고 왔습니다. 명성이 자자한 마의 산이야 들었죠.
항상 언젠가 읽어야지 하며 찝찝하게 생각해 왔는데, 이번에도 역시 너무 길고 머리 아플까봐 도전치 못하고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먼저 집어왔어요.(나는 왜 내내 힌덴부르크 가라고 생각했을까?!)
아직까진 좋아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 짜증나는 종류의 책은 아님. 아직까지 명석하게 읽힙니다.

+영화 하나 봤는데,중간부터 봐서 뭔지 모르겠지만 세계 1차대전에 대한 꿈과 희망이 가득하더군요.
내가 전쟁좀 알지 하는 남자애(몸 큰 남자애)들이 환장을 하는 1차대전 공군-.- 물론 독일 공군입니다.
건방지고 명예에 목마른 동생이랑 만만찮게 귀여운 그의 형님이 경쟁하는 그런 영화였었는데
다시금 생각하지만 양키들은 1차대전 진짜 너무 좋아해요. 옛날 저택 징발해서 기지로 쓰는 씬 꼭 나올 줄 알았지.
 공화국 독일의 멋진 군복과 단장(시대의 필수품! 이 시대 사극의 에스쁘리!) 짚고 다니는 건방진 공군 장교들...
나도 유명인이 되면 남의 돈으로 저런 위험한 취미 실사로 구현해도 되는 걸까. 여튼 뭐...

하여간에 격추된 캐나다 공군이랑 독일 공군이 터놓고 이야기 하는 부분은 글쎄... 하긴 저는 영국의 옛 식민지가
영국에 대해 감상적인 말투로 말하는 것을 이해 못 하죠. '난바다의 백발 어머니' 라는 식으로요.  

막 소진됨

그냥 좀 지친다. 난 사람을 만나는 게 싫단 게 무슨 뜻인지 도저히 모를 때가 많은 사람이었는데, 요즘 와서 좀 느낀다.
만나는 사람이 마음이 안 맞으면 사람을 만나도 좋지 않고 지치기만 할 수도 있긴 있군.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그렇다.
마음을 터놓기에 부족하니 만나도 내 속을 털어놓고 개운해지지 못하고 짐만 더 쌓이는 그런 느낌.

여행을 다녀 온 뒤로 항상 '외롭다'는 말을 하면 라오스 강가 국경 도시 후에싸이에서 앉아 있던 그때가 생각났었다.
가로등도 편의점도 없는 캄캄한 그 곳에 홀로 앉아서, 강 건너 타이 쪽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말소리, 음악 소리,
불빛들을 쳐다보고 나 혼자 강 이편에 앉아 있던 그 때 외로움이 마음에 '사무치던'것을 생각했는데,
오늘 한국 내 집에 앉아 있는 이때가 어떻게 보면 그때보다 더 외롭지 아니한가 싶다.

친구들은 혹여는 외국에 있고, 혹여 연락이 안 닿고, 혹여는 바빠서 점점 소원해지니, 혹시는 나와 거리를 두니, 내가 외로울때
간편하게 보기 힘든 이 과정이 좀 지친다.

+일은... 일단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대충 다 끝내서 마무리지었고, 더 이상 내가 어떻게 더 할 일은 없는데,
이제 또 앞으로 할 일이 한참 남은 것과, 이제까지 별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것과, 실패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 것과,
 같이 졸전을 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다가가기 힘든 내 소심함에도 또 지친다. 사람들도 잘 만나고 약속도 잘 잡고
숙제도 하고 있지만 어느 때보다도 힘들다. 수면 부족이랑 좀 닮았다.

남들에게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막 일어나는데, 이해는 받고 싶은데도 그걸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상황도 짜증나고..
전반적으로 이게 무슨 일인지도 모를 정도로 그냥 다운된다. 다시금 수면 부족과 닮았다.
별 거 아닌 거에도 풀어지는 기분이지만, 그 별거가 없을 때엔 좀 힘들다.


가만. 설마 지금 나 겨울 시작한 건가?




++화제 전환을 위해 좀 더 밝은 주제로-.- 나 오늘 엄청 짱 이쁜 새 '파우스트'책 샀다. 들라루크아 삽화다!
안은 진짜 제본처럼 되어 있는데 아주 섬세한 본문 디자인이라 보고 있기에 기분 좋다.
세로로 긴 판형도 마음에 들고 번역도 내가 읽었던 학원문화사판과 많이 다르지 않아 뒤도 안 보고 긁음.
오 템포라! 오 렉토렉스!

그리고 펭귄 디자인 북도 샀다. 이것도 엄청 귀엽다. 펭귄 사라. 두권 사라. 물론 우리 집엔 펭귄 한 권 있다-.-
내 자료 사진집엔 (아마 피어슨)이 디자인한 펭귄 책표지만 백만권 있고 실제 펭귄은  a room for one's own밖에 없다.
근데 다시 봐도 그렇지만 80년대는 디자인적 마경의 소굴이더군. 복고 좋아해쌓는 그 많은 디자이너들이 80년대를
안 건드리는걸 봐서도 그렇지만, 펭귄 북도 80년대 걸 보니까 그냥 그 때 전 세계에 무슨 바람이 불었었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그에 비하면 얀 치홀트 것은 예쁘고. 실제로 보면 더 예쁠 것 같던데. 물론 그 디자인을 지금 쓸 수 없겠지.
코팅 안된 종이에 납활자로 밀어서 올록볼록하게 된 물성이랑 코팅지에 레이저로 인쇄한 물성이 같을 순 없으니까.

이거 저거


난 모든 종류의 번안물에 환장을 하는데, 같은 맥락으로 같은 주제가 다양한 디테일으로 변주되는 것도 아주 아주 좋아한다.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른 시대의 화가들이 그린다던지 하는 것. 비너스, 유디트, 드래곤과 조지,
막달라 마리아, 마돈나 같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 천지창조와 이브의 인도도 빼 놓을 수 없는 소재지.
생각해 보니 내가 교회미술을 좋아하는 건 이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 

유디트는 대부분의 그림에서 너무 육덕지게 나와서 싫어하는데 르네상스 복장 입고 있는 유디트는 컬트적인 의미에서 좀 좋아한다. 다른 번안물로도 뭐 'The Fall'이라던지.. 역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류의 이야기는 

'이수일과 심순애는 일본 소설인 황금야차의 번안 소설인데 이 황금야차또한 영문 소설인 사랑의 승리의 번안 소설이다'
같은 거. 이 생각만 하면 심장이 뛴다. '철세계'같은 것도 안 읽어봤지만 번안이라니까 좋아할 듯.
'박쥐'나 '스캔들', 사실 '스캔들'이야말로 내 취향의 절정이었다. 프랑스 소설 번안해서 조선 시대...너무 좋아...

사실 문학을 영화화 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모든 종류의 영상화를 기꺼워하는 편.
이것도 어떤 종류의 번안이라고 나는 생각해서. 그리고 같은 주제 하의 다른 변주라는 내 특별한 부분을 건드려서 그렇다.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같은 거 아주 좋아한다. 우리 끼리 말인데 너무 똑같이 재현하면 사실 별로 안 보고 싶지 않나.
난 만화 똑같이 애니로 만들면 안 보고 싶더라.
 

++다른 말로, 알기 쉽게 예시를 들자면 요즘 유행인 홀로코스트 영화에 나오는 '유태인 결혼식' 장면 있잖는가.
요즘은 홀로코스트 영화 찍으면 꼭 수용소에 있는 재소자 혹은 도망친 유태인들이 결혼을 하는 장면 넣던데,
유태인 결혼식의 요지가 신랑이 유리컵을 밟아 깨는 건데, 보통 수용소엔 유리컵 따위 없으니까-.-
근데 없다고 유리컵도 안 깨고 장가갈 수도 없는거고, 없는 유리컵을 밟을 수도 없으니
사람들이 대신 유리 전구 따위를 구해서 깨는 모습이 나온다. 그런 장면을 보면 '유리'와 '컵' 중에
본질은 '유리'라는 걸 알게 되는거지. 난 그런 게 진짜 좋더라.

++진짜 좋은 거 한개만 더;
사실 나는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이야기 자체가 썩 재밌고 참신하다던가 내가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 안의 자매/형제관계는 좋았다. 같은 능력이나 외모를 공유하고 이름만 약간씩 다른 사람들.
세대를 지나가면서 형질이 바뀌는. 어떤 formation.


ㅇ- ◎ - @- ⊙ - ㅁ
------------------
□ - ▒  - ▤ - ▨ - ▥ 
------------------
▦ - ▩ - ▣ - ※ - #- ◈


뭐 이런 방식으로. 본질과 디테일 그리고 세대가 교체되며 다른 방식으로 뻗어나가지는 무수한 다른 디테일들. 
아, 디자인적으로 이걸 표현해 볼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어떤 것에 변화가 일어날 때에야말로 그것의 본질을 파악하기 쉽다. 비본질적인 부분의 다양성을 수집할 수 있는 것도 그 덤.
(사실 내가 좀 더 좋아하는 쪽은 지금 후자다.) 이건 내가 같은 종류의 주제를 두고 20명의 수강생에게 각자
자신의 개성이 담긴 물건을 만들어 올 것을 요구하는 한국의 art school 시스템 하에서 교육받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때 난 같은 알파벳을 공유하는 이름을 모았었지-.- 아직도 돌림자를 좋아하긴 함.


------------------

+토마스 알프레도손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타셈 싱의 '백설공주'
+바즈 루어만의 '거장과 마르가리타'

기다리고 있다. 아 다들 너무 좋다. 근데 토마스 알프레드손은 개봉 제일 빨리 할 것 같은데
진짜 이것만은 혼자or여자랑 못 보겠음. 진짜 진지하게 지금 소개팅 구걸하고 있음. 이유는 진짜 진지하게 이 영화 볼려고-.-
성공하면 여기다가 보고하겠음. 아직까진 내 여자 친구들이 소개팅이랑 이야기만 꺼내도 도망가고 있으니 시일적 여유는 많음.

++배명훈 작가 보고 왔다. 사실 당첨 못 됐는데 검사가 헐렁헐렁할 줄 알고 맘 먹고 갔다.
역시 쓱 들어가 앉으니 아무도 뭐라 안 하더군. 이번 세번째 뵙는데 남들은 핼쓱하다고 난리던데 나는 뭐-.-
오늘도 말씀 착하게 하시더군. 막 샌님처럼. 근데 90 학번이시면 학교서(그것도 정외니까)학회도 하고 하셨나
사실 그 정도 나이대의 남자가 여권에, 아니 젠더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신경쓰고 있으면 난 학회 한 사람인가 생각하는데
다음에 좀 더 러프한 자리에서 만나면 그거 한번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너, 은경이 학회서 만났지!
학회서 만난 괄괄한 여자애지! 뭐 이런거. 아니 이건 질답이 아니라 신상 털기네. 은경이 없다는데 왜 자꾸 물어봐.

근데 터키 갔다 왔다고 했다. 같은 곳을 여행한 사람끼리의 동질감ㅠ 으악 반가와!
멜하바! 데섹큐르! 귤레귤레!
비르 엘마 챠이! 바클라바 네까다르!

바클라바가 sweet하다고 나물이가 상큼하다고도 생각이 안 되어서 작가님의 말씀은 이해할수 없었지만;;
아니 근데 진짜 남들 보기엔 바클라바가 sweet한가? 솔직히 sweet할 기회도 못 잡아본 놈이잖아-.-;
그리고 처음부터 나물이 완전 성격 나쁘게 그려놓고 상큼하고 맛있는 남자라고 하면 곤란하지.
수틀린다고 사람 막 절벽서 밀고 배때지에 칼이나 쑤셔넣고 하는데 솔직히 어딜 봐서 상큼이냐, 두번만 상큼하다간 큰일나겠네.







야 얘들아 오늘 누나가 인생의 비밀을 하나 알려 줄게

딴 데 가서는 잘 안 말해 주니까 각 잡고 들어봐라

인생은 매우 즐겁고 행복하고 살만한 것이야
나 술 안 마셨음-.- 미안....

나는 레포트도 밀리고 드로잉 통과도 안되고 재료도 손에 없는 이 상황에서
뭐가 이렇게 또 행복하고 좋아서 야밤에 호작질이나 하고 있는 것일까 고민하는 것이었다. 누가 내 안약에 약 탔나.
항정신성 약물 남용죄로 의사를 고소하겠다. you start! no you start! you are unfair no you are unfair!

+내가 애플 변호사라면 오늘 밤은 베게에 머리를 박고 엉엉 울겠다.
인생에도 지쳤고 처자식은 딸렸고 나는 양복 입고 롤렉스 찬 심각한 남자가 되어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회의가 들기도 할듯. 트위터 중계 보니까 거의 메테오 스웜이 내려서 사과를 갈아서 사과주스를 만들고 있는 거 같던데,
 크로스 라이센싱 하고 점잖게 끝내기야 하겠지만 팀 쿡인지 뭔지 하는 놈도 난감하겠다. 똥은 왕이 싸고 핸드는 치운다고
대중의 이미지라는게 뭔가 동곳 뽑힌 느낌이잖여...

++나 오늘 깐풍기 먹었다. 다이어트 좆까

+++아 힘들다 결국 이렇게 시간은 슬슬 흘러가고 내 졸작도 표류해 가고-.-

오늘은 남의 흉 안본다

1.(길게 쓰다가)
배명훈 트윗 눈팅하다가 좀 깨달음을 얻는 느낌.
배명훈이 정치외교 공부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그렇고 나에게도 다행이다.

2.뭐 이것 저것 많이 돌아가는 거 같은데 나는 시작을 안 하고 그래서 뭔가 한가하고 눈은 잘 안보이고...
지금이 4학년만 아니면 눈 핑계대고 잠수라도 탈 텐데 이제 그렇게 배를 째서 해결될 짬도 아니고(한숨)
그래도 뭐 별일 없이 삽니다. 삶에 자극이 없슝. 재료 사다가 옷 만들기 시작하면 자극 있을 것 같음.
자극은 월요일에 챙겨봐야지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시작하면 무력감도 가라앉겠지요.
장식봉제 시작하고, 실뜨기도 시작하고.

3.이수현 안 오는 블로그니까 말해 보자면 사실 멀티버스에서 이수현 단편 재미 없었다.
그리고 내친김에 이수현 번역까지 한번 더 말해 보자면, 전혀 불만은 없는데 르 귄 '슈롭셔의 젊은이'번역은
아직까지 심했다고 생각한다. 난 처음에 보고 무슨 상징파 시인줄 알았다. 그게 뭐여-.-;; 솔직히 시인지도 몰랐다.
나중에 다른 번역 보고 이게 시고 이런 느낌의 뜻이었던 거군 하고 짐작했던 거지...

4.오랫만에 모 동인의 홈페이지를 들어갔다가 카테고리 '금주종'을 보고 나서 십이국기의 어느 커플이겠거니..
하고 읽고 있는데 커플링이 이상하다. 애가 주인이고 어른이 종놈이다. 머리를 팽팽 돌려 봐도 그런 주종은 없는데?
금주종. 금주종. 금나라가 뭐더라. 뭐 금나라? 완안씨의 그 금나라? 그런 금나라 영웅문은 몰라도 십이국기엔 없는데.
연나라가 금으로도 읽던가. 다른 식으로 읽는 나라가...잠깐 다른 식으로 읽...금나라를 다른 식으로 읽으면...

김이지 뭐야

흑집사 후속작 금집사의 금주종이었음-.-;;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흑집사 다음에 (금발인)금집사 나오니까 한국의 모든 동인들이
금집사를 '김집사'라고 부르며 즐거워하던것을.... 

너무 웃긴 작품이어서 김집사를 끝까지 보고 즐거워해준 사람도 몇명 없지만 그건 즐거운 시간이었지....

5.근데 나 엔하위키에서 은하영웅전설 읽고 있는데 키르히아이스가 딱 내 나이다.
아니 이놈은 누나 나이에 자빠져 죽고는 앉았어. 제국 원수는 또 왜 된거여 남 기죽게...
아. 그러고보니 이색히 2권 말미에 죽었군. 거진 열권 넘게 나오는 은영전이니 2권 정도에 죽으면 22살 될만함.

+근데 계속 보고 있는데 오베르슈타인 싫어하는 사람 진짜 많네. 다들 애같기는.
나는 오벨슈타인 좋단 말이야!ㅠㅠ 근데 상급대장이 원수각하랑 본격 멱살잡고 현피나 뜨고
제국군의 군기 한번 굴강하게 잘 돌아간다. 하긴 제국군의 최고 명령권자는 권력 잡았다고 장발족 하고 있지 뭐-.-

++내 생각인데 강간범에 대한 엄정한 처벌을 그렇게 강조하는 은영전 체제 내에서라면
오스카 폰 로이엔탈 총독 각하야말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마땅한 일일 것 같다. 위선도 갖가지임.
움직일 수 있는 증거까지 있는데 더 무엇을 기다리는가. 난 솔직히 탄핵이 '반역도당을 집에 숨겨뒀다'보다
'반역도당을 강간감금하였다'가 더 맞는거 같다고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나 남의 흉 좀 보자

야밤에 하라는 레포트는 안 쓰고 여기 와서 호작질 중.
뭔가 ppt 하고 있으려니까 레포트도 생각났는데 그건 나중에 하고...나 사실 남의 흉 보러 들어왔음.
점점 내 블로그는 남의 흉 보는 블로그가 되는가 싶긴 하는데 뭐 어떠랴 싶다.

1.선배 하나가 페북에 글 써서 야밤에 마트가니까 여자들이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지
가슴은 까고 남자 옆에 끼고 다니는데 저렇게 다니는게 같은 여자로써 창피해 죽겠다는 내용 글을 썼더라.
황당하고 창피해서 가슴 까고 다니면 화류계 여자 되냐고 답글 달았다가, 아 나도 사회지위가 있는데 이건 좀...
이러면서 번개처럼 삭제. 근데 또 그걸 보시고 내 페북을 오셔서 장문의 섭섭글을 남기시고 내 기분 엄청 상했다는
티도 내신 다음 자기는 편협하고 보수적인 선배로 살테니 이제부터 각자 알아서 살자는 쿨한 말씀으로 끝맺으셨음.
괄호 안에다가 자기를 선배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으면 그렇게 하라는 깨알 같은 주석까지 붙이셔서ㅋㅋㅋ

펄펄 뛰려고 하셨던 건지 쿨하게 하려고 하려고 하셨던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쩄든 내가 하고 싶은 말으은,
그 선배가 같은 여자의 한 사람으로써 반 벗고 다니는 여자 보면서 창피함을 느낀것도다도, 나도 여자의 한 사람으로써
그 선배가 창피하고 부끄럽더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누가 옷을 어떻게 입었다고 그걸 가지고 화류계를 운운하고
'내가 다 창피'를 운운하는 사람이 같은 여자인게 나는 훨씬 더 부끄럽더라.

아니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가슴 까고 다니면 다 몸 파나? 더 까놓고 말해서 몸 좀 팔면 어때?
남이 옷 입은 거 가지고 사람 함부러 재단하는게 나는 더 싫지 뭐야. 배우면 뭘 해.(이건 나에게 하는 말.)

어쩄든 나도 몸 파는 여자로 욕 먹을 수 있도록 가슴도 열심히 까고 화장도 찐하게 하고 남자도 옆에 끼고
야밤에 킴스클럽 가서 시장 열심히 봐야겠다는 이야기. 사는게 별건가 뭐.
 

2. 이것도 흉이 되나 좀 조심스럽긴 한데, 난 고시생툰 작가가 임고 보는지 진짜 몰랐다. 내가 빈정거리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진짜 몰랐음.  너무 맨날 공부하길래 (그리고 서울대 드립을 하도 치길래)사시라도 보나 했지.
하긴 임용고시의 준말도 고시니까 고시생툰도 맞고 고시 보는 것도 맞지....

3.'꿈은 떄떄로 현실이 된다' 원어로 뭔지 아는 사람? 파우스트 이야기 맞습니다.

 '우리는 꿈이 만들어지는 재료이며, 우리의 작은 삶은 잠으로 둘러쌓여 있다'도 태풍에서 나온 구절 같은데
 몇년을 찾고 있어도 눈에 안 들어옴.

4.외쿡애가 한국 영화좀 추천해 달라고 해서 추격자 같은거 말해 준 다음에 중국영화로 왕가위 영화 추천해 줬다.
그랬더니 정말로; 해피투게더 보고 와서 나에게 'boykissing이 너무 많이 나오지 않느냐!!싫다!!!!!'
같은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오메-.- 미안하이.... 여기서 고백하자면 나 사실 해피투게더 안 보고 사람들이 좋다고
그러길래 대충 말해준 거...

근데 그 말을 듣고 나는 해피투게더 내일 봐야겠다고 생각했음. 장국영도 나온대드라. 좋아 좋아ㅠㅠ

이어서 추격자 이야긴데, '정말 그렇게 마사지 전단지 차에 꽂아놓고 그래? 스웨덴에선 불법일걸?
야 한국 경찰 왜 그래? '같은 이야기 했다. 완전 흔하다고 그리고 그거 실제로도 포주가 범인 잡았다고-.- 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왠지 나랑 이야기하는 외국 애들은 한국이 치안 부재에 가정 폭력의 나라라고 생각할 것 같음.
사실 그거 아냐. 이해해 줘.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