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 지도교수님이랑 둘이서 먹었어요. 근데 더치페이 했음.
....이것이 우리 대학의 기상....
돈을 내면서 역시 우리 학교는 교수님과 밥을 먹어도 더치를 하는구나 하면서 슬퍼했음.
선배들은 이미 태연스럽게 도망다니고! 교수님은 태연스럽게 더치를 하고!
(아니, 뭐 불만이 있다는 게 아니라 딴 학교 애들한테 그 이야기 하니까
촌내 비웃었다고...)
일어나라! 자매들이여! 진취적인 여성상과 근로 여성의 자립을 위하여!!!!!!!!
근데 먹으면서 <타이베이 사람들>이야기를 했어요. 저 말고 그 책을 읽은 사람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너무 좋아하는 책이거든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신나게 했습니다. 바이 센융은 군벌의 아들이었다느니
그 이야기를 쓸 때 아직 삼십 시대의 사람이었다느니.
그런데 이 교수님이 아주 수상쩍은 사람이거든요, 나이도 마흔이 예전에 넘은 분인데
어디 누구 팬인가봐요.
얼마 전엔 휴강을 하고 중국을 가서 콘서트를 다녀온 게 아니겠어요.
(누구 팬인지 정말 알고 싶다...)
휴강이 불만인 게 아니라-설마, 은혜의 단비였으면 단비였지-너무 놀랍지 않나요우...
비행기 단체 예약해서 콘서트 오는 일본 아주머니들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도ㅜㅜ
그래, 역시 애정과 돈이 결합해 봐!
팬질에 대한 애정과 증오의 썰을 푸는데, 웃겨 죽을 뻔 했음;ㅂ;
부흥회, 간증대회, 성지순례 이야기 하면서(나이 지긋한 교수님이 이런 용어 똑같이 썼다니깐! 진짜 진짜로!!)
막 우리들은 성령의 은혜로 충만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흥회-콘서트
간증대회-콘서트 후기 각자 올리는 것
성지순례-관계지 관광순례.
아 배아파;ㅂ;
그리고 우리는 썰을 풀었지요.
"근데 교수님, 팬질은 아무래도 종교라니까요, 신을 사랑하는 거랑 애인을 사랑하는 거랑 다르듯이
가수 좋아해도 애인은 만들어요."
"아니야 아니야, 그런데 그게 좋은거야. 우리 팬클럽 회장은 그 구분이 안 되어 있어서 너무 보기 싫더라."
"헉, 거기도 그런가요!!!!! 진짜 싫죠!!!"
세상에 대한 불신에 걸릴 것 같아ㅜㅜ
그리고, 오늘 배운 시.
君不見 (군불견)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지수천상래) 황하의 강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廻 (분류도해불부회) 바다로 흘러 다시 오지 못하였음을
又不見 (우불견)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명경비백발) 고당명경에 비친 백발의 슬픔
朝如靑絲暮如雪 (조여청사모여설) 아침에 푸르도록 검던 머리 눈을 이루었음을.
人生得意須盡환 (인생득의수진환) 기쁨이 있으면 마음껏 즐겨야지
莫使金樽空對月 (막사금준공대월) 금잔에 공연히 달빛만 채우려나
天生我材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나를 낳은 것은 반드시 쓰임이 있어서였을 터.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산진환부래) 재물은 다 써져도 다시 돌아올 것을
烹羊宰牛且爲樂 (팽양재우차위락) 양은 삶고 소는 잡아 즐겁게 놀아보세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 술을 마시려면 삼백 잔은 마셔야지
岑夫子,丹丘生 (잠부자,단구생) 잠부자, 그리고 단구생이여
將進酒,君莫停 (장진주,군막정) 술을 마시게, 잔을 쉬지 마시게
與君歌一曲 (여군가일곡) 그대들 위해 노래 한 곡하리니
請君爲我側耳聽 (청군위아측이청) 모쪼록 내 노래를 들어주시게
鍾鼎玉帛不足貴 (종정옥백부족귀) 보배니 부귀가 무어 귀한가
但願長醉不願醒 (단원장취불원성) 그저 마냥 취해 깨고 싶지 않을 뿐
古來賢達皆寂莫 (고래현달개적막) 옛부터 현자 달인이 모두 적막하였거니
惟有飮者留其名 (유유음자유기명) 다만, 마시는 자 이름을 남기리라.
陳王昔日宴平樂 (진왕석일연평락) 진왕은 평락전에 연회를 베풀고,
斗酒十千恣歡謔 (두주십천자환학) 한 말 술 만금에 사 호탕하게 즐겼노라
主人何爲言少錢 (주인하위언소전) 주인인 내가 어찌 돈이 적다 말하겠나
且須沽酒對君酌 (차수고주대군작) 당장 술을 사와 그대들께 권하리라
五花馬,千金구 (오화마,천금구) 귀한 오색 말과 천금의 모피 옷을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아이 시켜 좋은 술과 바꾸어오게 하여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 시름 녹이리라
장진주. 이백.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황하의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다시 오지 못하였음을.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아침에는 검던 머리가 저녁에 눈을 이루던 것을.
요즘 송당시대의 사람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고아한 사람들입니다. 소동파, 이백, 두보, 백거이 이런 사람들.
어떤 사람들은 죽어 흙으로 가도 이름만은 남아 천년이 갑니다. 먹지도 못하는 시가 그렇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가끔 저런 사람들이 가장 가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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