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담 자체는 좋아도 사람들은 실패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단 걸 아니까 말할 수가 없어서 퍽 괴롭다.
몇년 전에는 줄곧 '어떻게 말해야 할지'알 수 없어서 괴로웠는데 이제는 말할 수가 없어서 괴롭다는게
나에게는 대항처럼 느껴지고, 또 정신 넋놓고 살았던 세월이 흘러가는걸 퍼뜩 깨닫고
이제는 수습도 못 하고 안일하게 지내왔던 것들이 갑갑해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살아내야 할지,
하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죽 괴로워 하고 있다. [콕 찝어서 말하자면 취업이 안됨-.-]
네가 넋놓고 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다들 똑바로들 살았구나..하는 것들. 정신을 차려 보니 나에겐 아무 것도 없고,
이제 금방 취업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등이 떠밀리고 나는 어디 가서 내 밥벌이를 하고 어디 책상이라도 받아서
앉아있게 될 것인가 누가 나를 데려갈까 하는 생각에 그저 갑갑하고 아득하기만 하다.
또 이런 말을 하면 내 친구들은 괜찮다고 해 주는데, 그 괜찮다고 하는 친구들의 면면을 보면
내가 보기에도 안 괜찮아 보이니 도저히 안심할수도 없고 벗어나고 싶고,
또 내가 하는 고민을 도외시하고 신선처럼 안빈낙도 하는 사람들처럼 내 욕망을 거세시킬 수양조차 없어,
내 안에서는 사회적 금전적 학문적 예술적 성취와 성공에 대한 욕망이 불길처럼 타오르는데
그것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고 해낼수 있을지조차 모르겠고 그 때가 된다면 나는 또 어영부영
쉬운 대안을 찾아서 안주해 버릴 것만 같고, 그렇게 인생이 흘러가고 늙어가고... 하는 생각을 하면 또 끔직하다.
(한숨 한숨)
내가 지금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화끈하게 취업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또 이대로 어디 조그만 소기업 사무실 같은 데
취직해서 옮긴다고 말을 하다가 어영부영 주저앉아서 한 달 180 받고 야근하고 어영부영 사는 그런 되지 못한 삶...
그래. 좀 발전하긴 했네. 1,2년전 이맘때엔 가정주부 되어서 반바지에 운동화 신고 다닐까봐 걱정했는데
이젠 별볼일 없는 디자이너 될까봐 걱정하고 있으니까.
하여간 해가 저무는 성탄절에 그런 생각이나 하고, 이런 이야기나 적고 있던 것이었다, 이것이 졸업반이지..
아침 - 랭보
나에게도, 한번 쯤은, 사랑스러운 영웅적인 우화(寓話)를 생각케하는 따위 황금의 종이 위에 써두어야 할, 하나의 청춘이 있지 않았던가, - 너무나 운이 좋았던 청춘이! 그 어떤 죄(罪) 때문에 그 어떤 잘못 때문에 나는 오늘 지금의 이 쇠약한 모습의 보상을 얻은 것인가? 당신네들이 슬픔에 흐느껴 운다든가, 병자들이 절망하고 있다든가 죽은 사람들이 악몽에 짓눌린다든가 그런 것을 주장하는 분들이여,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에겐, 저 주기도문이나 천사축사(天使祝詞)를 계속 입속으로 웅얼대는 거지 못지 않아, 이젠 자기의 생각을 표시할 수도 없다. 나는 더 이상 이야기할 방법조차 모른다!
그렇게 말하긴 하지만, 오늘날, 나는 나의 지옥하곤 인연을 끊었다고 믿고 있다. 바로 그것은 지옥이었다. 저 옛 그대로의 지옥, 사람의 아들이 그 문을 연 지옥이었다. 그 같은 사막에서, 그 같은 밤에 나의 피로한 눈은, 언제나 저 은빛의 별을 바라보고서 각성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인생의'왕자(王者)들', 저 세사람의 박사들, 마음과 영혼과 정신은 도무지 동요하는 일도 없다. 어느날, 우리들은 출발할 것인가. 모래사장을 넘어 연봉을 넘어서, 저쪽에 새로운 노동의 탄생을,새로운 예지를, 폭군이나 악마들의 도망을, 미신의 증언을 예배하러 가기 위해서. 또 - 누구보다도 제일 먼저! - 지상의 크리스마스를 찬송하러 가기 위해서!
제천(諸天)의 노래, 민중의 걸음! 이 인생을 저주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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